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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웃음」은 1963년 10월 11일에 발표된 김수영의 시입니다.

본문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우리나라가 종교국이라는 것에 대한 자신을 갖는다
절망은 나의 목뼈는 못 자른다 겨우 손마디뼈를
새벽이면 하프처럼 분질러놓고 간다
나의 아들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다
머리가 나쁜 것은 선생, 어머니, IQ다
그저께 나는 파스칼이 「머리가 나쁜 것은 나」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우리나라가 종교국이라는 것에 대한 자신을 갖는다
마당에 서리가 내린 것은 나에게 상상을 그치라는 신호다
그 대신 새벽의 꿈은 구체적이고 선명하다
꿈은 상상이 아니지만 꿈을 그리는 것은 상상이다
술이 상상이 아니지만 술에 취하는 것이 상상인 것처럼
오늘부터는 상상이 나를 상상한다

이제는 선생이 무섭지 않다
모두가 거꾸로다
선생과 나는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와 비종교, 시와 비시의 차이가 아이들과 아이의 차이이다
그러니까 종교도 종교 이전에 있다 우리나라가
종교국인 것처럼
새의 울음소리가 그 이전의 정적이 없이는 들리지 않는 것처럼……
모두가 거꾸로다
―태연할 수밖에 없다 웃지 않을 수밖에 없다
조용히 우리들의 웃음을 웃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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