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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곬족」 (여우난곬族) 은 1935년 11월에 《조광》(朝光) 에 발표된 백석의 시입니다.

본문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新里(신리)고무[1] 고무의 딸 李女 작은 李女
열여섯에 四十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土山 고무 고무의 딸 承女 아들 承동이
六十里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든 말끝에 섧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무 고무의 딸 洪女 아들 洪동이 작은 洪동이
배나무접을 잘 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2]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3] 담그러 가기를 좋아하는 삼춘 삼춘 엄매 사춘 누이 사춘 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뽂운 잔듸와 고사리와 도야지 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섶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 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하고 꼬리잡기를 하고 가마 타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 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록 북적하니 논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릇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홍게닭[4]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틈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국[5]을 끓이는 맛잇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Sn

  1. 고무 : 고모.
  2. 오리치 : 평안북도 지방의 토속적인 사냥도구. 동그란 갈고리 모양으로, 야생오리를 잡는데 쓰입니다.
  3. 반디젓 : 밴댕이젓.
  4. 홍게닭 : 새벽닭.
  5. 무이징게국 : 무와 새우젓갈을 넣고 끓인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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