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DOM


백지에서부터」 (白紙에서부터) 는 1962년 3월 18일에 발표된 김수영의 시입니다.

본문

하얀 종이가 옥색으로 노란 하드롱지가
이 세상에는 없는 빛으로 변할 만큼 밝다
시간이 나비모양으로 이 줄에서 저 줄로
춤을 추고
그 사이로
4월의 햇빛이 떨어졌다
이런 때면 매년 이맘때쯤 듣는
병아리 우는 소리와
그의 원수인 쥐 소리를 혼동한다

어깨를 아프게 하는 것은
老朽의 미덕은 시간이 아니다
내가 나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개울과 개울 사이에
하얀 모래를 골라 비둘기가 내려앉듯
시간이 내려앉는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두통의 미덕은 시간이 아니다
내가 나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바다와 바다 사이에
지금의 3월의 구름이 내려앉듯
진실이 내려앉는다

하얀 종이가 분홍으로 분홍 하늘이
녹색으로 또 다른 색으로 변할 만큼 밝다
―그러나 混色은 黑色이라는 걸 경고해 준 것은
소학교 때 선생님……


Ad blocker interference detected!


Wikia is a free-to-use site that makes money from advertising. We have a modified experience for viewers using ad blockers

Wikia is not accessible if you’ve made further modifications. Remove the custom ad blocker rule(s) and the page will load as expected.

Also on FANDOM

Random Wiki